코인 대신 ‘금융 인프라’ 선점…증권·운용사, STO·토큰화 시장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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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대신 ‘금융 인프라’ 선점…증권·운용사, STO·토큰화 시장 채비

하나증권, 업비트 글로벌과 싱가포르 기반 디지털자산 사업 협력

신한자산운용, 캔톤 네트워크 핵심 노드 참여…그룹 차원 확장 추진

국내 금융투자업계가 디지털자산을 단순한 가상자산 투자 대상이 아닌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접근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해외 가상자산 사업자와 상품·운용 모델 개발에 나섰고, 신한자산운용은 글로벌 기관용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핵심 운영 주체로 참여한다. 2027년 토큰증권(STO) 시장 본격화를 앞두고 금융회사들이 상품 출시보다 먼저 기술과 유통 기반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업비트 글로벌과 디지털자산 및 금융 분야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디지털자산 운용 사업모델과 금융상품·서비스 개발, 관련 인프라 및 시스템 구축, 공동 투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협력의 주요 거점은 싱가포르다. 하나증권은 현지 자산운용사 HAMA(Hana Asset Management Asia)를 운영하고 있으며, 업비트 글로벌도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해외 디지털자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양사는 각각의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디지털자산 금융사업의 협력 가능성을 검토할 방침이다.

하나증권, 2027년 STO 겨냥 발행 인프라 구축

하나증권은 국내 토큰증권 제도화에도 대비하고 있다.

토큰증권은 주식·채권·펀드 등 증권에 담긴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에 기록·관리하는 방식이다. 하나증권은 향후 기존 금융상품을 토큰 형태로 발행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STO 제도화 속도에 맞춰 발행 플랫폼 등 관련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나가며 2027년 STO 시장 본격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특정 가상자산을 직접 투자하는 사업보다는 제도권 디지털자산 금융상품을 설계하고 유통할 수 있는 기반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한운용은 블록체인 ‘운영자’로 참여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의 전략이 등장했다.

신한자산운용은 기관용 블록체인인 캔톤 네트워크(Canton Network)의 국내 핵심 노드인 ‘슈퍼 밸리데이터(Super Validator)’ 역할을 수행하는 방안을 최종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캔톤 재단과 거버넌스 참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슈퍼 밸리데이터는 네트워크 운영을 지원하고 주요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한다.

캔톤 네트워크에는 나스닥과 미국예탁결제원(DTCC), 골드만삭스, HSBC, BNP파리바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일반적인 가상자산 네트워크와 달리 금융기관 간 자산 거래와 토큰화에 필요한 정보보호와 상호운용성을 강조하는 기관용 블록체인이다.

신한자산운용은 국내 토큰증권 관련 법률과 금융당국의 세부 지침이 마련되기 전까지 자체 토큰화 기술 개발과 개념검증(PoC)에 집중하고, 제도 정비 이후 허용 범위에서 공식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은 향후 신한투자증권과 신한펀드파트너스 등 계열사와의 연계도 추진한다. 개별 회사 차원의 기술 실험을 넘어 그룹 차원의 디지털 금융 인프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금융투자회사들이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현재의 코인 거래수익보다 인프라와 파트너십 확보에 먼저 나서는 것은 향후 STO와 자산 토큰화가 기존 금융상품과 결합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실제 사업화 속도는 관련 법·제도의 구체화에 달려 있지만, 제도 시행 이전부터 글로벌 네트워크와 발행·운용 기술을 확보하려는 금융권 경쟁은 이미 시작된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과 자산 토큰화 시장이 본격화될 경우 초기 인프라와 사업 파트너를 확보한 금융사와 그렇지 않은 금융사 사이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금융회사들이 확보한 블록체인 기술과 해외 네트워크가 실제 토큰증권 발행·운용·유통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제도화 이후에는 단순히 블록체인을 보유한 금융사보다 기존 금융상품과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실제 사업모델로 연결하는 역량이 시장 경쟁력을 가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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