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내년 시행…‘기타소득 일괄 분류’ 손질론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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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내년 시행…‘기타소득 일괄 분류’ 손질론 커진다

연 250만원 초과 소득에 20% 분리과세…2028년 5월 첫 신고

매매·렌딩·스테이킹 성격 달라…손실 이월공제·과세자료 확보도 쟁점

세 차례 연기됐던 가상자산 과세가 2027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과세 시점보다 ‘어떤 소득으로 볼 것인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 제도는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을 대부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지만, 매매·렌딩·스테이킹 등 거래의 경제적 성격이 다른 만큼 소득 유형을 세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가상자산 과세제도는 연간 가상자산 거래 이익과 손실을 합산한 뒤 250만원을 기본공제하고, 초과분에 20% 세율을 적용해 분리과세하는 구조다. 2027년 발생한 소득부터 적용되며 첫 신고·납부는 2028년 5월 이뤄진다.

제도는 2020년 12월 도입됐지만 과세 인프라와 투자자 보호체계 등을 이유로 시행 시점이 2022년에서 2023년, 2025년, 다시 2027년으로 세 차례 미뤄졌다.

매매도 스테이킹도 ‘기타소득’…소득 성격 논란

문제는 가상자산 거래 방식이 단순 매매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상자산 가격 상승으로 얻은 매매차익과 코인을 빌려주고 받는 렌딩 수익, 블록체인 검증에 참여하고 얻는 스테이킹 보상은 경제적 성격이 서로 다르다. 하지만 현행 체계에서는 이들을 기타소득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어 과세하는 구조다.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됐다.

박종수 한국조세법학회장 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매매차익은 양도소득, 렌딩 수익은 이자소득 등 거래 실질에 맞춰 구분하는 ‘가상자산투자소득세’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해외에서 허용되는 가상자산 현물 ETF 매매차익은 양도소득으로 분류될 수 있는 반면 직접 코인을 거래한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과세될 예정이어서 동일한 가격 변동에서 발생한 수익에도 서로 다른 세목이 적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어드롭·하드포크는 언제 세금 매기나

에어드롭과 하드포크, 스테이킹 등에서는 과세 시점과 취득가액 산정 문제도 발생한다.

무상으로 토큰을 받은 시점을 소득 발생 시점으로 볼 것인지, 실제 매도해 현금화한 시점에 과세할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취득 대가 없이 받은 토큰의 취득가액을 어떻게 계산할지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 등 새로운 디지털자산이 등장하면서 자산의 명칭보다 실제 거래 구조와 경제적 효과를 기준으로 과세체계를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국내 거래소는 잡히는데 해외·개인지갑은?

과세자료 확보의 형평성도 논란이다.

정부는 국내 가상자산사업자의 거래자료 제출과 해외 가상자산계좌 신고, 국세청 통합분석시스템 등을 통해 거래 내역을 확보할 계획이다.

국제적으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 체계(CARF)가 도입된다. 한국과 일본 등 46개국은 2027년부터 거래정보 교환을 시작하고, 싱가포르·홍콩 등은 2028년, 미국은 2029년 참여할 예정이다.

다만 국내 거래소와 달리 해외 거래소, 개인지갑, 탈중앙화거래소(DEX), 개인 간 거래는 거래자료를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어 동일한 경제적 소득에 대한 과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손실 이월공제 없어…“실제 소득 반영 어렵다”

손실 이월공제 여부도 주요 쟁점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올해 가상자산 거래에서 큰 손실을 보더라도 이를 다음 해 이익에서 차감할 수 없다. 가격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의 특성을 고려하면 여러 해에 걸친 실제 투자 손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은 가상자산 관련 손실의 이월공제를 허용하고 있으며 일본도 2026년 세제 개편을 통해 3년간 손실 이월공제를 인정하기로 했다.

반면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근로·사업소득과의 형평성이 강조된다. 법인이 가상자산 투자 이익에 법인세를 부담하는 상황에서 개인의 투자소득만 과세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논리다.

정부는 현재 2027년 과세 시행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에는 가상자산 과세 조항 자체를 삭제하거나 시행 시점을 2030년으로 늦추는 법안이 제출돼 있어 제도 시행 전까지 논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결국 가상자산 과세의 핵심은 단순히 세금을 언제 부과할지가 아니라 매매·렌딩·스테이킹 등 서로 다른 거래의 실질을 어떻게 구분하고, 국내외 거래 환경에서 동일한 과세 기준을 적용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과 스테이블코인·토큰증권 제도화가 진행되는 만큼 과세체계 역시 시장 변화에 맞춘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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