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스테이블코인, 정산 넘어 일상 결제까지…한국 ‘원화 디지털 결제’ 대응 시험대
구글·메타 등 해외 정산 활용 확대…USDT·USDC, 카드 통해 국내 소비로 연결
해외 플랫폼·개인지갑 거래 확산에 외환·과세 관리 과제…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 주목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 거래를 넘어 급여·콘텐츠 수익 정산과 일상 결제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해외 플랫폼에서 받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디지털지갑과 결제카드를 통해 국내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가 등장하면서 기존 원화 중심 결제·외환 시스템에 미칠 영향도 새로운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일부 국가에서 크리에이터 정산에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해외송금 과정에서 여러 금융기관을 거치는 방식과 달리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디지털지갑으로 자금을 직접 받을 수 있어 정산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유튜브가 2021년부터 4년간 전 세계 크리에이터에게 지급한 금액이 1000억달러, 약 148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스테이블코인 정산 대상이 확대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테이블코인 받은 뒤 원화 환전 없이 국내 결제
결제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해외 기업에서 USDT나 USDC 등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급여나 대금을 받은 뒤 크립토카드와 연결하면 국내 비자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 구조에서는 해외에서 받은 자금이 국내 은행의 원화 계좌로 환전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편의점·카페·택시·온라인 쇼핑 등 소비로 연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사용 규모가 커질 경우 국내 결제시장에서 원화를 거치지 않는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화당국 입장에서는 기존 금융망 밖에서 이뤄지는 자금 흐름이 확대될 경우 통화정책과 유동성 관리 측면에서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과세와 거래 추적도 과제다. 블록체인 거래 자체는 공개 원장에 기록되지만 해외 플랫폼에서 개인지갑으로 직접 자금이 이동할 경우 기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기반 해외송금과는 거래 구조가 다르다. 이에 따라 거래 주체와 소득 귀속을 세무당국이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는 아직 논의 단계
한국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와 규율체계 등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법제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은행과 핀테크·빅테크 등 어떤 사업자에게 발행을 허용할지, 준비자산과 이용자 보호 기준을 어떻게 설계할지가 주요 쟁점이다.
업계에서는 해외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결제시장에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에 원화 기반 디지털 결제 인프라에 대한 제도적 틀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업과 시중은행 등 민간 사업자의 참여 범위 역시 향후 제도 설계에 따라 결정될 사안이다.
해외 서비스에 대한 규율도 변수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가맹점 결제를 지원하는 해외 사업자의 소비자 보호와 거래정보 관리 기준을 명확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규제 수준과 방식은 해외 서비스 접근성, 산업 경쟁, 이용자 편익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다.
결국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은 단순한 가상자산 시장의 변화가 아니라 해외송금·급여·콘텐츠 정산·결제가 하나의 디지털지갑으로 연결되는 금융 인프라 변화와 맞닿아 있다. 향후 국내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와 준비자산 규율, 해외 사업자의 국내 결제 서비스 관리, 외환·과세 체계를 어떤 방식으로 연결할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