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2027년 시행 앞두고 논란…“과세 인프라부터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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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2027년 시행 앞두고 논란…“과세 인프라부터 갖춰야”

DAXA “취득가액·해외거래 검증체계 미흡…CARF 정보공백 우려”

스테이킹·디파이·RWA 과세기준도 과제…“디지털자산기본법과 정합성 필요”

2027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국내 디지털자산 업계가 과세 시기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과세 필요성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취득가액 확인과 해외 거래소 정보 확보, 신종 거래 유형에 대한 과세 기준 등 핵심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를 시행할 경우 과세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최근 ‘가상자산소득 과세 관련 가상자산업권 의견’을 통해 관련 정보 인프라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한 이후 과세 시행 시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소득에 대한 과세는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해외 거래·개인지갑 거치면 취득가액 검증 난관

업계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 부분은 취득가액 산정이다.

국내 거래소에서 매수와 매도가 모두 이뤄졌다면 거래 기록을 토대로 가격을 확인할 수 있지만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에서 가상자산이 유입된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국내 사업자가 해당 가상자산을 언제, 얼마에 취득했는지 직접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러 국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거쳐 거래한 경우 일부 거래의 취득가액만 확인되지 않아도 전체 양도차익 계산 과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닥사의 설명이다.

정확한 과세를 위해서는 해외 거래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국제 정보교환 체계가 중요하다.

닥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진하는 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가 실제로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해외 거래소 원장 데이터를 과세에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문제는 시행 시점의 차이다. 한국은 2027년 CARF 1차 적용국이지만 주요 해외 가상자산 사업자가 위치한 일부 관할권은 2028년부터 참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최소 1년가량 해외 거래 정보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기간 국내 신고 거래소의 거래정보는 추적하면서 해외 거래소 거래는 제대로 확인하지 못할 경우 과세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개인지갑 이동도 ‘양도’인가…인출 기준 불명확

가상자산의 ‘인출’을 어느 범위까지 과세상 양도로 볼지도 쟁점이다.

현행 법은 가상자산 인출을 양도로 간주하고 있지만 ‘인출’의 의미와 범위가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예를 들어 거래소에서 본인이 직접 관리하는 개인지갑으로 가상자산을 옮겼을 때 이를 과세 대상 거래로 볼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인출 신청 시점과 승인 시점, 실제 블록체인 전송 완료 시점 가운데 언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할지도 세부 기준이 필요하다.

가상자산 시장이 단순 매매를 넘어 다양한 금융서비스로 확대된 점도 과세체계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스테이킹과 렌딩, 에어드롭, 하드포크에 대해서는 국세청 연구용역을 통해 과세 방향이 일부 제시됐지만 아직 법령이나 고시에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탈중앙화금융(DeFi), 실물연계자산(RWA), 대체불가능토큰(NFT), 토큰스왑 등 새로운 거래 유형은 세부적인 과세 기준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과세 반대 아니다…제도 정합성 먼저”

닥사는 가상자산 소득에 과세해야 한다는 방향 자체에는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취득가액을 검증할 수 있는 인프라와 비거주자 원천징수 체계, 해외 사업자의 거래정보 접근,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 등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이러한 기반 없이 과세가 시작될 경우 국내 거래가 위축되고 투자자금이 해외 거래소나 다른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기대했던 세수 효과보다 부작용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향후 마련될 디지털자산기본법에서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과 분류체계가 구체화될 예정인 만큼 세법 역시 이를 반영해 제도 간 정합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027년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핵심 쟁점은 결국 ‘과세 여부’보다 정확하고 동일한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느냐에 맞춰질 전망이다. 해외 거래까지 추적할 수 있는 정보망과 취득가액 산정 체계, 개인지갑과 디파이 등 새로운 거래 유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때 마련할 수 있는지가 제도 시행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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