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5년간 700조원 해외 이동 추산…“법인 투자·파생상품 규제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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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5년간 700조원 해외 이동 추산…“법인 투자·파생상품 규제 개선 시급”

타이거리서치 “해외 거래 50% 국내 전환 시 2조5000억원 효과”…기관 참여 확대 필요성 제기

2027년 가상자산 과세 형평성 논란…AI 에이전트 결제·스테이블코인 제도 정비도 과제

최근 5년여 동안 국내에서 해외로 이동한 가상자산 규모가 약 700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 제한 등으로 투자 수요가 해외 거래소로 이동하면서 관련 수수료 수익도 해외 사업자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거래정보 확보와 손실 이월공제 등 과세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11월 2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코인 엑소더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토론회에서는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의 경쟁력 확보와 규제 개선 방안이 논의됐다.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이광재·민병덕·박민규·이강일 의원과 디지털자산정책포럼이 공동 주최했다.

타이거리서치 “5년간 700조원 해외 이동 추산”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는 지난 5년여간 약 700조원 규모의 가상자산이 해외로 이동한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해외 거래소로 이전된 규모는 약 169조원으로 제시했다.

한국 이용자의 해외 거래소 무기한 선물 거래대금은 지난 8월 166조원, 누적 307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제한된 파생상품 거래 수요가 해외로 이동하고 있다며, 2025년 해외 거래 수수료를 기준으로 거래의 50%를 국내로 전환하면 약 2조5000억원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민간 자산운용 자금의 5%와 연금 등 공적 자금의 2%가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되면 약 82조원의 운용자산이 형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법인·기관투자자 참여 확대, 파생상품 제도화,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스템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700조원은 해외 이동 규모에 관한 추산치로, 전액을 국내 투자자의 영구적인 자산 유출로 단정할 수는 없다.

2027년 과세 앞두고 손실 이월공제·해외 거래정보 쟁점

가상자산 과세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안성희 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2020년 12월 개정된 소득세법이 현재의 다양한 가상자산 거래 유형을 충분히 반영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영국·일본 등과 달리 국내에서는 양도소득과 대여소득을 기타소득으로 함께 취급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개인투자자가 발생한 손실을 다음 해 이익에서 차감하는 이월공제를 적용받지 못하는 문제도 제기했다.

스테이킹·에어드롭·하드포크·렌딩 등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과 해외 거래소·탈중앙화 거래소의 거래정보 확보도 과제로 꼽았다.

안 교수는 2027년 과세가 시행되면 2028년 5월 첫 신고·납부가 이뤄지는 만큼 과세 지원 시스템 구축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과세 시행과 추가 유예 여부를 1~2주 이내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AI 에이전트 결제 확산 대비…인증지갑 제도 제안

한서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디지털 지갑으로 결제·정산하는 환경에 맞춰 가상자산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유권해석에 따르면 자동매매 프로그램의 API 제공도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어 AI 에이전트 서비스에 규제상 불확실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변호사는 개인 지갑을 통한 자금 이전 제한도 AI 에이전트의 결제 활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본인 확인을 완료한 지갑을 등록하는 '인증지갑' 제도를 제시했다. 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자산 이전은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자금 유출은 거래 위험도에 따라 관리하자는 제안이다.

또 AI 에이전트의 자동 결제와 상시 정산을 지원할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금융위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신속 추진”

서나윤 금융위원회 가상자산과장은 입법 지연에 따른 비용을 줄이기 위해 법 제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의 지급·결제 활용과 관련해서는 전자금융거래법 등 기존 금융 법령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과정에서는 사업자의 영업 범위 확대와 함께 이용자 보호, 공시 의무, 책임 소재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AI 에이전트에 대해서도 금융 분야 AI 가이드라인 운영 상황을 검토한 뒤 필요한 사항의 법제화를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제기된 핵심 과제는 해외로 이동하는 가상자산 거래 수요에 대응할 제도 마련과 과세 형평성 확보다. 향후 관심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과정에서 법인 참여, 파생상품, 스테이블코인 결제와 이용자 보호에 관한 규정이 어떻게 마련될지에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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