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코인 과세’ 현실로…250만원 넘는 수익에 22% 세금
이형일 “투자자 85% 보유액 500만원 미만…실제 세 부담 크지 않을 것”
국민의힘은 과세 유예·폐지론…해외 거래정보 공백과 자금이탈 우려 제기
2027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의 공방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상당수 투자자가 기본공제 범위에 포함돼 과세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해외 거래정보 확보와 과세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며 추가 유예 또는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2027년부터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한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과세된다. 연간 소득에서 250만원을 기본공제한 뒤 초과분에 20%의 소득세가 적용되며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실질 세율은 22%다.
지난해 12월 기준 업비트 누적 회원 수는 1326만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숫자가 곧 실제 세금을 내는 인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별 가상자산 수익과 취득가액, 필요경비, 연 250만원 기본공제 등을 적용한 결과에 따라 납세 여부가 달라진다.
이형일 “2027년 시행 이미 국회서 결정”
이 후보자는 1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가상자산 과세를 2년 더 유예해야 한다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의 주장에 대해 “2024년 국회 논의 후 2027년 시행하는 것으로 시간을 미뤄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세가 시작되더라도 실제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이 후보자는 점검한 통계를 근거로 가상자산 투자자의 85%가 500만원 미만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7년 이전부터 보유한 가상자산은 2026년 말 기준 가격을 의제취득가액으로 인정할 수 있어 과세 시행 이전의 가격 상승분 전체에 세금이 부과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후보자는 취득가액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 일정 부분을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며, 기본공제 250만원까지 고려하면 상당수 투자자가 면세 구간에 있거나 세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세청도 과세 시행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달 24일 ‘고시 제정 자문위원단’ 첫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과세 기준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
국민의힘 “CARF 구축 전 과세하면 해외 거래 파악 공백”
반면 국민의힘은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제도적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언석 의원은 지난 3월 가상자산 소득 과세 근거를 삭제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성국 의원은 지난달 과세 시행 시점을 2030년 1월 1일로 3년 늦추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상훈 의원도 2년 추가 유예안을 추진하고 있다.
야당이 문제 삼는 핵심 가운데 하나는 해외 거래정보다. 김 의원은 가상자산 거래정보를 국가 간 자동으로 교환하는 CARF가 주요국에서 완전히 가동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국내 과세가 먼저 시작될 경우 해외 거래에 대한 정보 확보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반 주식 투자자와 가상자산 투자자 사이의 과세 형평성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은 일반 주식 투자자의 매매차익과 달리 가상자산에는 지방세를 포함해 22% 세율이 적용되는 점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유예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를 2년 미뤄달라는 국민청원은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과세 자체를 폐지하기보다는 제도와 산업 기반을 정비한 뒤 시행해야 한다며 청년층의 투자 기회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7년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핵심 변수는 결국 국회 논의다. 정부가 예정된 시행을 준비하는 가운데 과세 폐지부터 2년·3년 유예까지 복수의 법안이 제시돼 있기 때문이다. 해외 거래정보 확보, 취득가액 산정, 투자자 신고체계가 어느 수준까지 준비되는지와 함께 국회가 현행 시행 일정을 유지할지 여부가 향후 가상자산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