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 스타트업 ‘IPO 이전 자금조달 시장’으로 확대해야…신주 발행 허용 필요성 제기
박혜진 서강대 교수 “상장 외 투자금 회수 경로 부족”…기술특례 상장기업 81.5% 영업적자 지적
2027년 2월 STO 1단계 시행에도 신주 발행 제외…자기자본 40억원 요건·비상장주식 유동성 과제
국내 토큰증권(STO) 시장을 조각투자 중심에서 벗어나 스타트업의 상장 전 자금조달과 투자금 회수를 지원하는 자본시장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기업공개(IPO)에 집중된 벤처투자 회수 구조를 개선하려면 비상장주식 유통뿐 아니라 신주를 토큰 형태로 발행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박혜진 서강대학교 AI·디지털자산 최고위과정 주임교수는 10월 28일 기고문에서 국내 토큰증권 제도가 스타트업의 실제 자금조달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창업지원 예산 3조4645억원…투자금 회수는 IPO에 집중
박 교수에 따르면 올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창업지원 예산은 3조4645억원으로, 지원사업은 508개에 달한다.
그러나 창업기업과 벤처캐피탈(VC)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경로는 사실상 상장에 집중돼 있다는 설명이다.
코스닥 IPO 기업 가운데 기술·성장성 특례상장 비중은 2018년 25.7%에서 올해 상반기 56.3%로 상승했다.
박 교수는 2019년 이후 기술특례로 상장한 216개 기업 중 176개(81.5%)가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약 70%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그는 상장심사 강화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투자금 회수 경로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TO 1단계에 스타트업 신주 발행 제외
2027년 2월 시행 예정인 토큰증권 1단계 적용 대상은 기관 전용 사모 머니마켓펀드(MMF), 사모 회사채, 신탁 방식의 비상장주식, 권리관계가 단순한 공모 조각투자증권 등이다.
반면 스타트업이 새로운 주식을 토큰으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은 포함되지 않았다.
소상공인 사업 수익을 기초로 한 투자계약증권은 도산절연 문제로 제도화가 미뤄졌고, 비금전신탁수익증권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기업이 직접 토큰증권을 발행하도록 하는 발행인계좌관리기관 제도에는 최저 자기자본 40억원 요건이 적용된다.
박 교수는 이러한 요건이 자금조달이 필요한 스타트업에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비상장주식 토큰화도 가격 평가·주식 양도제한이 걸림돌
현행 제도에서 활용 가능한 방식으로는 기존 비상장주식을 신탁하고 수익증권을 토큰화해 유통하는 구조가 제시됐다.
이는 기존 주주에게 투자금 회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기업에 신규 자금이 직접 유입되는 신주 발행과는 차이가 있다.
박 교수는 비상장주식의 가격 평가 기준과 신탁 비용, 실제 거래 유동성이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벤처투자 계약에 포함된 주식 양도제한 및 우선매수권 조항으로 인해 기존 투자자들의 동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30억원 소액공모·전문투자자 사모부터 실증해야”
박 교수는 토큰증권을 스타트업의 '상장 전 자본시장'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신주 발행을 단계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액공모 한도가 30억원으로 확대된 점과 전문투자자 대상 사모 발행 구간을 활용해 혁신금융서비스 실증을 먼저 진행하자는 구상이다.
또 발행인계좌관리기관의 자기자본 요건을 발행 규모에 비례해 차등화하고, 비상장주식과 미래 매출채권의 가격 산정 공식 및 구성 내역을 공개하는 관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기존 주식의 유통을 넘어 기업이 신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러한 실증 결과를 토큰증권 2단계 제도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후 관건은 1단계에 제외된 신주 발행형 토큰증권의 허용 범위와 발행기관의 자기자본 요건 조정 여부다. 비상장주식의 가격 평가와 유통 구조를 마련하는 문제도 스타트업이 STO를 실제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과제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