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콤, 토큰증권 시장의 게임체인저 되나... 멀티체인 및 정형증권 도입 선언
글로벌 금융 시장의 지형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국 예탁결제원(DTCC)과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 등 세계 주요 시장 인프라 기업들이 토큰화 기술을 실제 발행, 거래, 결제 구조에 접목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자본시장에도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국내 증권사들 역시 토큰증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 중심에 코스콤이 있다. 국내 증권사의 IT 인프라를 책임져온 코스콤은 다수의 증권사와 손잡고 공동 토큰증권(STO) 플랫폼을 구축하며 시장의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김완성 코스콤 디지털자산사업부 부서장은 최근 이데일리 인터뷰를 통해 "증권사들의 위기감을 반영해 MMF, 채권, 주식 등 정형증권 도입과 퍼블릭 체인 확장이 가능한 멀티체인 지원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하는 전략적 선택
김완성 부서장은 현재의 변화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진단했다. 글로벌 주요 금융 인프라 기업들이 토큰화 기술을 도입하며 결제 인프라를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권사들도 더 이상 관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코스콤의 공동 STO 플랫폼은 이러한 증권사들의 고민을 해결할 가장 효율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코스콤은 현재 교보증권, 다올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11개 증권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플랫폼을 추진 중이다. 이 플랫폼의 가장 큰 강점은 비용 절감과 제도 연착륙이다. 개별 증권사가 독자적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원장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과 전문 인력이 소요된다. 특히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상 분산원장이 법적 장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최소 3개사 이상의 기관이 노드에 참여해야 하는데, 코스콤은 이미 10개 이상의 증권사가 참여하고 있어 이러한 요건을 충실히 갖추고 있다.
정형증권 도입과 멀티체인 기술의 결합
코스콤은 단순한 신종증권을 넘어 정형증권까지 아우르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김 부서장은 "신종증권만으로는 수익성에 한계가 분명하다"며 "MMF, 채권, 주식 등 정형증권의 도입을 위해 증권사들과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토큰증권이 비주류 자산의 토큰화를 넘어, 기존 금융상품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핵심 도구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기술적 확장성 또한 주목할 대목이다. 기존의 프라이빗 체인 위주 구조에서 벗어나 퍼블릭 체인까지 아우르는 멀티체인 전략을 채택했다. 코스콤은 이미 캔톤, 솔라나, 이더리움 등 주요 메인넷 관계자들과 미팅을 진행하며 지원 대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블록체인 생태계의 다양성을 수용하고 증권사들의 기술적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이다. 과거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토큰증권 결제 개념검증(PoC)을 통해 서로 다른 메인넷 간의 브리지 기술을 확보한 경험 또한 강력한 경쟁력이다.
플랫폼 종속 우려에 대한 해답
일각에서 제기되는 '공동 플랫폼 사용 시 증권사별 차별화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우려에 대해 코스콤은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김 부서장은 "차별화의 본질은 UI/UX와 상품 구조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분배금 지급 방식의 다양화, 보유 기간별 수익 계산, 상품 설계 등은 분산원장 환경에서도 충분히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운영 안정성 측면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코스콤은 이미 파워베이스 시스템을 통해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의 핵심 원장 시스템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인프라 기업이다. 가장 민감한 금융 정보를 다뤄온 경험을 토대로 토큰증권 시스템 역시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과제와 전망
내년 2월 토큰증권법 시행을 앞두고 코스콤의 행보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현재 예탁원과의 총량관리 시스템 연계 및 하위법규 정비에 따라 시스템 개발의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 부서장은 "온체인에서의 완전한 결제 완결성을 위해 법정화폐 기반의 결제 시스템과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코스콤이 이끄는 공동 STO 플랫폼은 단순히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국내 토큰증권 생태계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파편화된 개별 시스템을 지양하고 표준화된 인프라를 통해 비용을 낮추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모델은 향후 국내 금융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제도적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코스콤을 중심으로 한 증권사들의 협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