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마지막 퍼즐은 ‘스테이블코인’…증권·대금 함께 움직이는 온체인 결제 추진
2027년 2월 기관 MMF·사모사채부터 토큰화…2단계 공모증권 거쳐 3단계 온체인 결제
토큰증권·스테이블코인 원장 연결이 핵심…DvP 구현되면 결제시간 단축·24시간 거래 기반
국내 토큰증권(STO) 시장의 마지막 퍼즐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온체인 결제’가 떠오르고 있다. 주식·채권·펀드 등 증권을 블록체인에서 발행하고 거래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거래대금까지 디지털자산으로 처리해 증권과 돈이 동시에 움직이는 자본시장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2027년 2월 4일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하위법규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 기간은 10월 2일부터 11월 11일까지이며 토큰증권 발행 범위와 분산원장 요건, 발행인계좌관리기관 등록요건, 장외거래소 인가와 투자한도 등을 구체화한다.
1단계는 MMF·사모사채…STO 범위 주식·채권·펀드로
금융당국이 구상하는 토큰증권 시장은 부동산·미술품·음원 등 기존 조각투자에 그치지 않는다. 주식과 채권, 펀드 등 전통 금융상품까지 분산원장 기반으로 발행·관리하는 디지털 자본시장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1단계는 내년 2월 법 시행과 함께 시작된다.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머니마켓펀드(MMF)와 사모사채를 우선 토큰화하고, 비상장주식은 신탁방식을 활용한다. 공모 조각투자증권도 초기 단계부터 토큰화 대상에 포함된다. 이후 시장 안정성과 효율성, 수요를 점검하면서 2단계에서 공모증권 등으로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다.
일반투자자의 토큰증권 장외거래소 투자한도는 현재 입법예고안 기준 거래소별 연간 순매수 1억원으로 설정됐다. 금융위는 해당 한도와 발행인계좌관리기관 자기자본 40억원 기준, 분산원장 요건 등에 대한 시장 의견도 입법 과정에서 수렴할 예정이다.
증권만 블록체인에 올리면 ‘반쪽’…돈도 함께 움직여야
STO가 본격적인 디지털 자본시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결제 구조가 핵심이다.
토큰증권이 블록체인에서 실시간으로 이동하더라도 대금은 기존 은행계좌와 금융결제망을 통해 별도로 처리된다면 자산과 돈이 서로 다른 시스템에서 움직이게 된다. 이 경우 블록체인이 가진 실시간 거래와 자동화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
금융위가 제시한 3단계 로드맵의 최종 단계가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온체인 결제다. 스테이블코인 등을 결제수단으로 연결해 증권의 이전과 대금 지급을 동일한 디지털 인프라에서 처리하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2·3단계 전환 시점은 1단계의 안정성과 시장 기술 발전,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진행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핵심은 DvP…증권 넘어가는 순간 돈도 지급
온체인 결제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개념은 동시결제(DvP·Delivery versus Payment)다.
매수자의 결제자산이 매도자에게 이전되는 조건과 매도자의 토큰증권이 매수자에게 넘어가는 조건을 연동해 어느 한쪽만 먼저 실행되는 위험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를 제대로 구현할 경우 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차와 거래상대방 위험을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보다 긴 거래시간이나 실시간에 가까운 결제구조를 검토할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다만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토큰증권과 스테이블코인이 서로 다른 분산원장에 존재할 경우 양쪽 시스템을 연결하는 상호운용성이 필요하다. 금융위도 브리지 기관을 이용하는 방식과 서로 다른 메인넷을 직접 연결하는 기술 등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결국 한국 STO 시장의 완성도는 ‘증권을 토큰으로 만드는 것’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증권 발행·유통과 결제자산을 연결하고 청산·결제·권리행사까지 하나의 디지털 금융 흐름으로 구축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제도와 원장 간 상호운용성이 정비되면 STO는 단순한 조각투자 기술을 넘어 24시간 거래와 글로벌 RWA 시장까지 연결할 수 있는 차세대 자본시장 인프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