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레이드 '루센트블록 기술탈취 의혹' 재검토…공정위, 기존 무혐의 판단 다시 살핀다
민병덕 의원 “사업자료 9종 제공받고도 기술 활용 여부 조사 미흡”…공정위원장 “판단·법률 검토”
NXT·KDX 예비인가 점수 750점·725점, 루센트블록 653점…조각투자 거래소 인가 공정성 논란 지속
넥스트레이드(NXT)의 루센트블록 기술탈취 의혹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6월 무혐의 결론을 내린 사안에 대해 조사 과정과 법률적 판단의 적정성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루센트블록의 사업자료가 경쟁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 활용됐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10월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넥스트레이드가 루센트블록으로부터 제공받은 사업자료의 기술적 가치와 실제 이용 여부를 공정위가 충분히 조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기존 판단에 미비한 점이 있는지 살펴보고 관련 법률의 개정 필요성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NXT·KDX 예비인가 통과…루센트블록 3위로 탈락
이번 논란은 금융위원회의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심사에서 시작됐다.
루센트블록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약 4년간 부동산 조각투자 상품을 발행하고 유통해 온 기업이다.
그러나 지난 2월 예비인가 심사에서는 넥스트레이드가 주도하는 NXT컨소시엄과 한국거래소가 참여한 KDX컨소시엄이 선정됐고, 루센트블록은 탈락했다.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 NXT컨소시엄은 750점으로 1위, KDX는 725점으로 2위, 루센트블록은 653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사업계획 평가에서는 KDX가 205점, NXT가 190점을 받은 반면 루센트블록은 127점에 그쳤다.
민 의원은 실제 발행과 유통을 약 4년간 수행한 기업이 사업계획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점을 문제 삼았다.
루센트블록, NDA 체결 후 사업자료 제공…별도 컨소시엄 구성에 의혹 제기
루센트블록과 넥스트레이드는 지난해 투자 및 컨소시엄 참여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했고, 루센트블록은 내부 사업자료를 넥스트레이드에 제공했다.
이후 넥스트레이드가 별도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같은 사업 영역의 예비인가를 신청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루센트블록은 넥스트레이드가 자사 사업자료를 부당하게 활용했다고 주장하며 올해 1월 공정위에 신고했다.
공정위는 지난 6월 기술 부당이용과 사업활동 방해 혐의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당시 공정위는 제공된 자료를 법적으로 보호되는 기술로 보기 어렵고, 넥스트레이드가 해당 자료를 실제 이용했다는 근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 넥스트레이드의 행위와 루센트블록의 예비인가 탈락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기술탈취 여부는 의혹이 제기된 사안으로, 현재까지 넥스트레이드의 부당한 기술 이용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민병덕 “사업모델·재무자료도 스타트업 핵심 경쟁력”
민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루센트블록이 넥스트레이드에 제공했다는 자료 9종의 목록을 제시했다.
목록에는 회사소개자료를 비롯해 사업모델과 재무 관련 자료 등이 포함됐다.
민 의원은 스타트업의 경쟁력이 기술개발 과정뿐 아니라 사업 운영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사업구조, 수익모델, 재무모델에도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정위가 이러한 자료를 기술로 인정하지 않은 판단이 적절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넥스트레이드의 자료 수령 전후 사업모델과 재무모델, 인가 전략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도 조사했는지 질의했다.
공정위, 넥스트레이드 대표 직접 조사하지 않은 이유도 쟁점
민 의원은 공정위의 조사 방식도 문제 삼았다.
넥스트레이드 대표가 예비인가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는 내용을 공정위가 인정하면서도 당사자를 직접 조사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주 위원장은 해당 발언 내용이 이미 인정됐기 때문에 별도로 출석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기술과 노하우가 실제 유출됐는지 여부는 다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기존 판단에 미비한 부분이 없는지, 관련 법률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재검토하고 국회에 보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기존 조사에서 다뤘던 자료의 성격과 실제 이용 여부를 다시 확인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NXT·KDX 본인가 신청…루센트블록 기존 유통채널 운영도 변수
한편 예비인가를 받은 NXT컨소시엄과 KDX는 지난 8월 금융위원회에 본인가를 신청했다.
두 거래소가 본인가를 받아 영업을 시작하면 루센트블록은 기존 유통채널 운영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10월 8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루센트블록의 예비인가 탈락과 사업자 선정 과정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당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심사 절차가 공정하게 진행됐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인가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정위의 재검토 방침이 기존 무혐의 결론의 변경이나 금융위의 예비인가 결과 재심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향후 핵심 변수는 공정위가 사업자료의 법적 성격과 실제 활용 여부를 재검토한 결과, 금융위원회의 장외거래소 본인가 진행 상황, 루센트블록에 대한 추가 인가 기회 검토 여부다.
특히 규제 샌드박스에서 축적된 스타트업의 사업 경험과 노하우가 정식 금융시장 진입 과정에서 어떻게 평가되고 보호되는지가 조각투자 시장의 주요 쟁점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