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레이드 대표 “루센트블록 사업자료 받았다”…기술탈취 의혹 부인, 금융위 추가 인가 검토
김학수 대표, 국감서 자료 수령 인정했지만 활용 의혹 부인…“뮤직카우 사업 경험이 인가에 도움”
NXT 750점·KDX 725점·루센트블록 653점…전관 채용·인가 공정성 논란에 이억원 “시장 상황 보고 판단”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권을 둘러싼 논란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시 불거졌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NXT) 대표가 경쟁에서 탈락한 루센트블록의 사업자료를 전달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인가 준비나 사업 추진에는 활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기존 예비인가 심사의 공정성을 강조하는 한편,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사업자 인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10월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루센트블록의 기술탈취 의혹과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 절차, 금융당국 출신 인사들의 채용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김학수 “자료 받았지만 활용하지 않았다”…기술탈취 의혹 부인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넥스트레이드가 루센트블록과 투자 및 컨소시엄 참여를 논의하면서 사업자료를 제공받은 뒤 별도 컨소시엄을 구성한 경위를 질의했다.
민 의원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는 루센트블록으로부터 사업 배경 요약본 8페이지와 5개년 재무모델 5페이지, 투자제안서 6페이지 등을 전달받았다.
이에 김학수 대표는 자료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실제 사업에 활용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김 대표는 “전혀 참고한 바가 없다”고 답하며 넥스트레이드 컨소시엄에는 음악 저작권 조각투자 사업자인 뮤직카우가 참여하고 있어 해당 기업의 사업 경험이 인가 과정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루센트블록과의 협의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에 대해서는 유감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가 느낀 좌절감에 공감한다면서 투자 제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서운함을 줬다면 자신의 불찰이라고 밝혔다.
다만 루센트블록의 사업을 가져왔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루센트블록 예비인가 탈락…사업계획 평가에서 점수 차이
논란은 지난 2월 13일 금융위원회의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결정에서 시작됐다.
금융위는 넥스트레이드 중심의 넥스체인지 컨소시엄과 한국거래소·코스콤 등이 참여한 KDX 컨소시엄을 예비인가 사업자로 선정했다.
반면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부동산 조각투자 서비스를 운영해 온 루센트블록은 탈락했다.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 평가 결과 넥스체인지 컨소시엄은 750점으로 1위, KDX는 725점으로 2위, 루센트블록은 653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금융위는 자기자본과 비상자금 조달계획, 장기 사업계획, 지배구조, 이해상충 방지체계 등의 평가 결과가 사업자 선정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루센트블록은 기존 시장에서 발행과 유통을 직접 수행한 사업 경험이 충분히 평가받지 못했다는 문제를 제기해 왔다.
공정위 기술탈취 무혐의…인가 공정성 문제는 별도 쟁점
루센트블록은 넥스트레이드가 자사 사업자료를 부당하게 활용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지만, 공정위는 지난 6월 무혐의 판단을 내렸다.
공정위는 제공된 자료를 법적으로 보호되는 기술로 보기 어렵고, 해당 자료가 실제 활용됐다는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금융위는 기술탈취 의혹에 관한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면서도 공정위의 공식 행정조사가 개시될 경우 인가 절차를 중단한다는 조건을 붙여 예비인가를 승인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공정위 조사 과정 중 인터뷰를 진행했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기술탈취 의혹에 대한 무혐의 판단과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자 선정 기준의 적절성은 별개의 사안이다.
조정훈 “규제 샌드박스에서 발행·유통 허용했는데”…금융위와 공방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루센트블록이 금융당국의 규제 특례를 통해 사업을 운영해 왔다는 점을 들어 인가정책의 적절성을 문제 삼았다.
조 의원은 루센트블록의 규제 샌드박스 지정 문서에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수익증권 거래·유통 플랫폼 서비스가 명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규제 특례의 핵심은 증권 발행을 허용하는 것이며, 발행된 상품의 거래를 위해 유통을 부수적으로 허용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조 의원은 루센트블록에 발행업과 유통업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안내한 점도 문제 삼았다.
이 위원장은 그러한 안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인가정책의 대상이 유통업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인가 결정 절차와 관련해서도 조 의원은 금융위가 처음 제출한 자료를 이후 정정한 경위를 따져 물었다.
이 위원장은 해당 사안을 금융위원회에 상정했다고 밝히면서 금융위에서 나가는 결정에 대한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답했다.
넥스트레이드 경영진 7명 중 6명 금융 유관기관 출신…전관 채용 논란
넥스트레이드 경영진의 이력도 국정감사에서 쟁점이 됐다.
민병덕 의원은 넥스트레이드 상근 경영진 7명 가운데 6명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코스콤 등 금융당국 또는 유관기관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준법감시인을 제외한 경영진이 관련 기관 출신이며, 조각투자 사업을 직접 운영한 경험이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김 대표는 경영진의 관련 경력과 조각투자 사업 운영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최근 금융위 부이사관 출신 인사를 전무로 영입한 배경에 대해서는 신설 회사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고려한 채용이라고 설명했다.
조정훈 의원은 김 대표가 2013년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으로 근무하면서 대체거래소 도입 관련 제도 마련에 관여했고, 이후 넥스트레이드의 초대 대표를 맡았다는 점도 거론했다.
다만 금융당국 출신 인사를 채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인가 심사에서 특혜가 제공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금융위는 외부평가위원회의 심사 결과와 사전에 공개한 기준에 따라 사업자를 선정했다는 입장이다.
이억원 “필요하면 추가 인가 검토”…루센트블록 재도전 가능성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루센트블록에 다시 장외거래소 사업 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지도 논의됐다.
조정훈 의원은 기존 조각투자 사업자의 운영 경험을 고려해 추가 인가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억원 위원장은 예비인가를 받은 두 사업자가 아직 시장에서 영업을 시작하지 않았다며, 우선 운영 상황을 살펴본 뒤 추가 인가의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넥스체인지와 KDX가 본인가를 거쳐 영업을 시작한 이후 시장 여건을 고려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추가 인가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일정과 심사기준도 제시되지 않았다.
루센트블록은 기존 규제 샌드박스 특례를 활용해 자체 발행한 부동산 조각투자 증권을 유통해 왔다.
그러나 정식 장외거래소 체계가 도입되면 기존 유통채널의 운영 지속 여부가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위는 루센트블록이 발행업 인가를 신청하면 관련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발행업과 장외거래소 운영은 서로 다른 업무인 만큼 발행업 인가만으로 기존 유통사업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각투자 시장 제도화…기존 혁신기업 진입 기회가 쟁점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사업자료 활용 의혹뿐 아니라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시장을 개척한 기업이 정식 제도권 진입 과정에서 어떤 평가를 받아야 하는지가 핵심 문제로 부각됐다.
김학수 대표는 루센트블록의 사업자료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부당하게 활용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금융위 역시 기존 인가 결정의 적정성을 강조하면서 시장 상황에 따른 추가 인가 가능성은 열어뒀다.
향후 주요 변수는 넥스체인지와 KDX의 본인가 및 영업 개시, 추가 장외거래소 인가 필요성에 대한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특히 기존 혁신금융사업자의 실증 성과와 정식 장외거래소 운영에 필요한 자본·사업계획·투자자 보호 요건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토큰증권(STO) 유통시장 제도화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