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금융권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공략…블록체인 플랫폼 ‘기틀’ 출시
전자지갑·거래처리·수수료 대납·거래내역 수집 통합…STO·RWA까지 지원
은행·증권·카드사 맞춤형 SI 구축 병행…B2B 결제·AI 에이전트 결제로 확장
LG CNS가 은행과 증권사, 카드사 등 금융회사의 디지털자산 사업을 지원하는 블록체인 인프라 플랫폼 ‘기틀(KITL)’을 출시했다. 스테이블코인부터 토큰증권(STO), 실물연계자산(RWA)까지 금융회사가 새로운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구축할 때 필요한 공통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LG CNS는 6일 금융기관용 블록체인 인프라 플랫폼 기틀을 공개하고 금융사별 기존 시스템과 연계하는 시스템통합(SI)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고 밝혔다.
LG CNS가 직접 스테이블코인이나 가상자산을 발행하거나 고객 자산을 수탁하는 구조는 아니다. 가상자산사업자(VASP)가 아닌 기술 사업자로서 금융기관이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실제 운영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하고 기존 금융시스템과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갑부터 거래·정산까지…금융사 공통 인프라 묶었다
기틀에는 전자지갑, 거래 처리, 수수료 대납, 거래내역 수집 등 네 가지 핵심 기능이 탑재됐다.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은 금융회사 내부 시스템뿐 아니라 퍼블릭 블록체인에서도 거래가 발생하기 때문에 기존 은행·증권 시스템만으로는 고객의 자산 이동과 거래 결과를 관리하기 어렵다.
기틀은 외부 블록체인에서 발생하는 거래를 금융기관 내부 시스템과 연결하고 발행·유통·결제·정산·감사 과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자지갑은 디지털자산을 보유하고 거래할 때 전자서명을 수행하는 일종의 디지털 계좌다. LG CNS는 개인키를 하드웨어보안모듈(HSM)에 상시 저장하는 대신 서명이 필요한 순간 생성하고 사용 후 폐기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대규모 고객에게 지갑을 제공할 때 보안 장비를 계속 증설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했으며 관련 기술은 특허 등록도 마쳤다.
‘프로젝트 한강’서 검증…8만1000개 지갑 운영 경험 반영
기틀에 적용된 기술 일부는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 실증 사업인 ‘프로젝트 한강’에서 검증됐다.
기사에 따르면 1차 실거래 실증에는 7개 은행이 참여해 약 8만1000개의 전자지갑이 개설됐으며, 은행 예금에서 예금토큰으로 전환된 금액은 약 16억4000만원이었다.
LG CNS는 이 과정에서 확보한 전자지갑 운영과 거래 처리, 거래내역 대사 등의 경험을 기틀에 반영했다.
특정 디지털자산이나 블록체인에 종속되지 않도록 설계한 것도 특징이다. 금융회사가 예금토큰에서 스테이블코인이나 토큰증권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거나 이더리움에서 솔라나 등 다른 블록체인을 추가하더라도 공통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출시할 때마다 시스템을 처음부터 구축해야 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스테이블코인 첫 시장은 ‘B2B 결제’ 전망
LG CNS는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가장 먼저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영역으로 기업 간 거래(B2B)를 주목하고 있다.
기업 간 결제·정산과 계열사 간 자금 이동, 가맹점 즉시 정산, 특정 조건이 충족됐을 때 자동으로 실행되는 지급·환불 등에 스테이블코인을 적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장기적으로는 스마트컨트랙트에 미리 설정된 조건에 따라 돈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프로그래머블 결제’와 AI 에이전트가 부여받은 권한 범위에서 직접 결제를 요청하는 AI 기반 금융거래까지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서클·시큐리타이즈·캔톤·체인링크와 글로벌 연합
글로벌 디지털자산 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LG CNS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을 비롯해 시큐리타이즈, 캔톤 파운데이션, 체이널리시스, 체인링크 등 5개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각 기업이 보유한 스테이블코인, 자산 토큰화, 기관용 블록체인, 온체인 데이터 연결, 이상거래 탐지와 규제 대응 기술 등을 기틀과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김홍근 LG CNS 디지털비즈니스사업부장 부사장은 디지털자산 사업에 필요한 인프라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함께 제공해 금융기관이 제도 시행과 동시에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금융권의 디지털자산 경쟁은 누가 먼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느냐뿐 아니라 지갑과 수탁, 거래·결제·정산, 규제 대응까지 실제 금융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느냐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LG CNS의 기틀 출시는 국내 스테이블코인·STO·RWA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금융회사뿐 아니라 금융 IT 인프라 기업으로 본격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