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달러 스테이블코인 확산, 자본유출·달러화 심화 부를 수 있어”…각국 선제 대응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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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달러 스테이블코인 확산, 자본유출·달러화 심화 부를 수 있어”…각국 선제 대응 주문

6년 새 시총 50배 급증, 99%가 외화표시 스테이블코인…국경 간 흐름은 연 6조3000억달러

신흥·개도국일수록 유입 커져…IMF “자국통화 스테이블코인만으로는 대응 어려워”

국제통화기금(IMF)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송금과 결제 비용을 낮추는 장점이 있지만, 수취국 입장에서는 자본유출과 통화주권 약화, 은행 예금 이탈 같은 거시금융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외화 접근 수요가 큰 신흥국과 개도국에서는 기존 자본통제의 효과를 약화시키고 위기 시 급격한 자금 유출 통로로 작동할 수 있는 만큼, 각국이 사전에 법·제도적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월 14일 공개된 IMF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IMF는 ‘외화 스테이블코인: 거시금융 안정을 관리·강화하기 위한 정책에 대한 초기 고찰’ 보고서에서 외국 통화에 가치가 연동되고 자국 밖에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을 ‘외화 스테이블코인’으로 규정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국가의 위험요인을 분석했다.

6년 만에 50배 성장…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시장 90% 차지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020년 초 약 60억달러에서 2026년 6월 3170억달러로 약 50배 늘었다. 이 가운데 99%가 외화표시 스테이블코인이며, 테더(USDT)와 서클(USDC)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두 종목이 전체 시장의 약 90%를 차지했다.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6억8000만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국경 간 자금 흐름도 빠르게 확대됐다. IMF는 지난해 스테이블코인 활동의 90%가 국경 간 거래로 추정되며, USDT와 USDC의 연간 국경 간 흐름 규모가 6조3000억달러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아직 전 세계 전체 국경 간 지급시장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이지만, 증가 속도는 매우 빠르다는 평가다.

신흥국 중심 유입 확대…“자본통제 우회 가능성”

특히 스테이블코인 흐름은 선진국보다 신흥국과 개도국에 더 밀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MF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자금 흐름은 신흥·개도국과 선진국 간 거래가 52%, 신흥·개도국 상호 간 거래가 34%를 차지했다. 반면 선진국 간 거래는 14%에 그쳤다.

IMF는 인플레이션과 환율 변동성이 높고, 제도적 안정성이 낮으며, 외화계좌 접근이 제한된 국가일수록 외화 스테이블코인 유입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자본유출입 관리조치가 있는 국가에서 오히려 유입이 더 큰 점을 들어 스테이블코인이 자본통제 우회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은행 예금 이탈·통화정책 약화 우려

IMF가 가장 우려한 대목은 외화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자본자유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거주자들이 외화자산을 더 쉽게 보유하게 되면 국내 은행 예금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하고, 이 과정에서 은행의 조달비용 상승과 대출 여력 축소가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뱅크런을 더 빠르고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시했다.

또 통화정책의 전달 경로가 약해지고, 화폐 발행 차익이 공공 부문이 아닌 민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로 이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자본시장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자본시장의 깊이와 유동성이 약화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자국통화 스테이블코인, 근본 해법 아냐”

IMF는 대응책으로 우선 건전한 통화·재정 운용과 효율적인 지급결제 시스템 구축을 제시했다. 외화 스테이블코인 수요를 줄이려면 자국 통화와 금융시장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자국통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을 해법으로 보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외화자산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근본 원인이라면 자국통화 스테이블코인만으로 이를 억제하기 어렵고, 오히려 블록체인상에서 외화 스테이블코인과의 전환을 더 쉽게 만들어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규제 방식에 대해서는 전면 금지보다 국제 기준에 맞춘 포괄 규제가 바람직하다고 봤다. 다만 위기 상황에서 자본유출이 현실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외화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명시적으로 포괄하는 법적 장치와 거래 제한, 서킷브레이커 같은 기술적 기반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도 법제 정비 과제…국가별 선제 대응 요구

IMF는 보고서에서 브라질과 일본 등의 제도 정비 사례를 소개하면서, 한국 역시 외환·자본흐름 법체계 내에서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는 포괄 입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IMF는 외화 스테이블코인이 현재는 가상자산 거래 결제 중심으로 쓰이고 있지만, 앞으로 기업과 금융기관의 외화 조달, 외환시장 거래 등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각국은 단순히 결제 혁신 측면만 볼 것이 아니라 자본유출과 통화대체, 금융안정 리스크까지 함께 고려한 정책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IMF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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