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K팝 축제에 뛰어든 이유…팬덤 ‘행동 데이터’가 IP 가치평가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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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이 K팝 축제에 뛰어든 이유…팬덤 ‘행동 데이터’가 IP 가치평가 바꾼다

신한·KB·우리·NH·IBK, 음악 페스티벌 확대…결제·이동·굿즈 소비가 새로운 데이터 자산으로

아이돌 제작비 100억~150억원 시대…K팝 IP 금융화 위해 객관적 밸류에이션 체계 필요

금융권이 잇따라 K팝과 대중음악 페스티벌을 개최하면서 공연 현장에서 축적되는 소비·이동 데이터의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MZ세대 마케팅을 넘어 티켓 구매와 현장 결제, 굿즈 소비, 체류시간 같은 실제 행동 데이터를 활용하면 K팝 지식재산권(IP)의 경제적 가치를 보다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금융권에서는 신한은행의 ‘Blue Spring Festival’, NH농협은행의 ‘아밀리에 페스티벌’을 비롯해 KB국민은행의 ‘조이올팍 페스티벌’, 우리금융그룹의 ‘우리 모모콘’ 등이 이어졌다. 오는 10월에는 IBK기업은행의 ‘입크페스티벌(IWK)’도 예정돼 있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행사가 젊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동시에 기존 금융거래 정보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던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

QR결제·체류시간·굿즈 구매…팬덤을 숫자로 읽는다

공연 현장에서 발생하는 QR결제와 모바일 앱 이용, 상품 구매, 이동경로와 체류시간 등은 관객의 실제 소비 성향을 보여준다.

신한카드가 SK텔레콤·카카오모빌리티 등과 구축한 ‘그랜데이터(GranData)’와 같은 분석 시스템은 방문객 수를 넘어 이동경로와 체류시간, 연령·성별 소비패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분석한다.

이 같은 분석 방식을 K팝 산업에 적용하면 음원 스트리밍 횟수나 SNS 팔로어, 앨범 초동 판매량을 넘어 팬덤이 실제로 얼마나 적극적으로 소비하는지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K팝 업계에서는 이러한 데이터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신인 아이돌 한 팀을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100억~150억원 수준의 제작비가 필요할 정도로 초기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정적인 음원 카탈로그나 담보 자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중소 엔터테인먼트사는 금융권 대출이나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K팝 IP 금융화 핵심은 ‘객관적인 가격표’

문제는 K팝 IP의 미래가치를 금융권이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티켓 매진 횟수나 앨범 판매량만으로 아티스트의 장기적인 수익성을 평가하기 어렵다. 전속계약 만료와 멤버 이탈, 팬덤 변화 같은 인적 리스크가 존재하고 국가별 스트리밍 정산 단가도 다르다.

작사·작곡·실연권과 해외 퍼블리싱 등 수익권리가 복잡하게 나뉘어 있다는 점도 금융상품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팬덤 플랫폼이 보유한 핵심 데이터가 외부에 충분히 공개되지 않는 데이터 비대칭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축적된 소비 데이터를 활용해 IP의 예상 현금흐름과 팬덤 충성도를 보다 정교하게 측정할 수 있다면 새로운 금융모델을 검토할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팬덤이 참여하는 토큰증권(STO), IP의 미래 수익을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이나 대출 등도 그 연장선에서 논의될 수 있다. 다만 실제 금융상품으로 연결하려면 권리관계와 수익구조의 투명성, 객관적인 가치평가 기준을 확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결국 금융권의 K팝 페스티벌 확대가 단순 문화마케팅을 넘어 새로운 데이터 금융모델로 발전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금융회사는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리스크 평가 능력을 높이고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IP 권리와 정산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공연장의 열기를 ‘측정 가능한 가치’로 전환할 수 있는 밸류에이션 체계가 마련된다면 K팝 IP와 금융의 결합도 새로운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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