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가상자산 투자 막힌 한국…하이퍼리즘 VASP 갱신 포기, 디지털자산 산업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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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가상자산 투자 막힌 한국…하이퍼리즘 VASP 갱신 포기, 디지털자산 산업 위축 우려

운용자산 7500억원 규모 하이퍼리즘 신고 자진 취하…법인 투자 허용 로드맵 지연 논란

STO·RWA 제도화 앞두고 기업 시장 참여는 제한…VASP 규제 강화에 사업 환경 개선 요구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법인 투자 허용이 지연되는 가운데 기관투자자 대상 가상자산 운용사의 사업 철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토큰증권(STO)과 실물연계자산(RWA) 제도화가 추진되고 있지만, 관련 사업의 주요 고객인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는 여전히 제한돼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대한 규제 요건까지 강화되면서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의 성장 기반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10월 22일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디지털자산 운용사 하이퍼리즘은 최근 가상자산사업자 갱신신고를 자진 취하했다.

하이퍼리즘은 한국과 일본, 홍콩을 거점으로 기관투자자와 초고액자산가의 자금을 운용해 온 기업으로,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은 약 7500억원이다.

하이퍼리즘, VASP 갱신신고 자진 취하…국내 서비스 출시 무산

오상록 하이퍼리즘 대표는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 이후에도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사업계획을 재검토한 끝에 갱신신고를 자진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국내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 제한이 디지털자산 운용·수탁·결제·자문 사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해당 사업들은 기관투자자와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만큼 법인의 시장 접근성이 사업모델 구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다만 하이퍼리즘의 신고 취하는 회사가 사업계획을 재검토해 내린 결정으로, 법인 거래 제한만이 유일한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금융위 법인 투자 로드맵 지연…가이드라인 발표도 미뤄져

금융위원회는 2025년 2월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비영리법인을 시작으로 상장법인과 전문투자법인까지 가상자산 매매를 허용하는 방안이었다.

당초 2단계 시행은 지난해 하반기로 예고됐지만, 관련 가이드라인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주도하는 법인 투자 로드맵 논의 태스크포스(TF)도 올해 5월 말 이후 회의를 개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관계자들은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논의가 우선되면서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TO·RWA 제도화 추진…법인 가상자산 거래 제한과 대조

법인 투자 허용이 지연되는 것과 달리 토큰증권 관련 제도 정비는 진행되고 있다.

토큰증권 도입을 위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올해 2월 공포됐으며 2027년 2월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 법률에 따라 발행인계좌관리기관 제도와 장외거래중개업 인가체계가 마련되면서 토큰증권 발행·유통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확대된다.

금융권에서는 부동산과 채권 등 다양한 자산을 디지털 방식으로 발행·관리하는 RWA 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헤럴드경제는 토큰증권과 RWA 사업에서 발행인과 주요 투자자, 수탁기관 등 법인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관련 시장 참여 기반도 함께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토큰증권 사업과 가상자산 현물 거래는 서로 다른 규제체계를 적용받는 영역으로,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 허용이 모든 STO 사업의 법적 필수조건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일본·홍콩·EU·미국, 규제 강화와 시장 제도화 병행

해외 주요국은 디지털자산 시장의 규제체계를 정비하면서 사업자의 제도권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2월 암호자산의 결제 기능을 기존 자금결제법에 남겨두고, 불공정거래와 공시·투자상품 관련 규제는 금융상품거래법으로 이관하는 법안을 확정했다.

제1종 금융상품거래업에 준하는 업권 규제와 공시·내부자거래 규제를 도입하고 최저 자본금 기준을 1000만엔에서 5000만엔으로 상향하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20% 세율 적용과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추진하고 있다.

홍콩은 지난해 8월 스테이블코인 조례를 시행했으며, 올해 4월 HSBC 등에 첫 발행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거래·수탁·자문·운용 등 4개 분야의 라이선스 체계를 담은 법안도 연내 제출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은 올해 7월 암호자산시장규정(MiCA)의 유예기간을 종료하고 단일 인가 및 역내 영업허가 체계로 전환했다.

미국은 2027년 1월 스테이블코인 관련 지니어스법(GENIUS Act) 시행을 앞두고 통화감독청과 재무부가 하위규정 마련을 진행하고 있다.

VASP 재신고 요건 강화…11월 20일까지 절차 완료해야

국내에서는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규제 요건도 강화되고 있다.

지난 8월 시행된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기존 사업자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부채비율 200% 요건 등을 충족해 오는 11월 20일까지 재신고해야 한다.

가상자산사업자의 자격과 재무 건전성에 대한 규율이 강화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법인 고객의 시장 참여가 제한된 상황에서 사업자의 의무만 늘어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기관투자자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주요 고객층의 시장 진입이 지연되면 사업모델 구축과 수익 확보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법인 투자 가이드라인 공개·규제 샌드박스 확대 요구

디지털자산 산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법인 투자 가이드라인을 우선 공개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헤럴드경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지연될 경우 이미 준비된 법인 투자 가이드라인부터 공개해 기업의 시장 참여를 단계적으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기존 규제체계에서 새로운 금융서비스의 사업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실증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은 토큰증권 제도 시행과 가상자산사업자 규제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이다.

향후 핵심 변수는 금융위원회의 법인 투자 가이드라인 발표 시점과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VASP 재신고 절차다.

특히 법인의 시장 접근성을 확대하는 조치와 사업자에 대한 규제 강화가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추진될지가 국내 디지털자산 기업들의 사업환경을 좌우할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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